지난 4월 11일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는 올해 두 번째 기준금리 동결을 발표하며 긴축의 끝을 알렸다. 이러한 움직임은 은행 대출 금리의 점진적인 하락으로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현재 주요 은행의 변동금리는 4%대 초반을 맴돌고 있으며 머지않아 3%대로 떨어질 가능성도 있다.
KB국민, 신한, 하나, 우리 등 4대 시중은행의 변동금리는 연 4.19%~6.63%로 2월 4.95%보다 낮아졌다. 이들 은행의 고정대출 금리도 각각 0.66%p, 0.44%p 급락했다. 최근 대출금리가 하락한 것은 지난 2월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동결과 최근 실리콘밸리 은행 위기에 이어 기준금리가 정점에 이르렀다는 인식 때문으로 풀이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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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행 대출금리는 기준금리인 시장금리에 차주의 신용도에 따른 가산금리를 더해 산출한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정기예금 기준금리인 은행채 5년물 수익률은 2월말 기준 4.506%에서 3.811%로 하락했다. 변동금리 대출의 기준금리인 신코픽스는 2월 3.82%에서 3월 3.53%로 하락했다.
한국은행이 올해 두 번째로 기준금리를 동결함에 따라 은행 대출금리 인하압력은 더욱 거세질 전망이다. 시장에서 기준금리 동결 결정은 “기준금리 인상 주기가 사실상 끝났다”는 뜻이다. 금융권 관계자는 과거 급격한 금리인상으로 경기가 급속히 악화되고 있어 “한은이 기준금리를 추가 인상하는 것은 부담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는 조임 단계가 끝났음을 나타낸다.
은행들은 고정대출금리가 3%대 초반에서 3%대 초반으로 떨어질 것으로 예상하고 있고, 변동대출금리도 시장금리가 하락하면서 3%대로 진입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변동금리 대출의 기준금리인 코픽스는 은행예금 금리의 영향을 받는다. 그러나 변동금리는 미국과의 금리차에 의해 영향을 받는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가 5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기준금리를 0.25%p 인상할 것으로 예상돼 한국과의 금리 격차는 사상 최대인 1.75%p로 벌어질 전망이다. . 이 시나리오에서는 한국은행이 환율을 안정시키고 자본 유출을 최소화하기 위해 추가 금리를 인상하는 명분이 있을 수 있다.
지갑 안연다 "빚은 갚았는데" 돈이없어.. 심각한 소비 위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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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출 부진은 경제뿐 아니라 내수에도 영향을 미쳐 위험에 처해 있다. 이런 상황에서 지난해 하반기 이후 불안정한 소비는 더욱 악화될 수 있다. 정부가 내수 대책을 내놓았지만 가계는 고금리 부담에 시달리고 소득으로 빚을 갚아 소비 여력이 떨어지는 등 암울한 상황이다.
이달 10일 한국은행 금융시장동향 보고서에 따르면 3월 말 은행 가계대출은 2월말 대비 7000억원 감소한 1049조9000억원으로 집계됐다. 주택담보대출은 2조3000억원 증가했지만 일반신용 및 기타대출은 2조9000억원 감소했고 기타대출 잔액은 247조8000억원으로 집계됐다.
기타대출은 1월 4조6000억원, 2월 2조4000억원, 3월 추가 감소하는 등 1∼3월 누계로 전월 대비 10조원 줄었다. 대출자들은 높은 금리와 강화된 대출 규제로 인해 적극적으로 대출금을 상환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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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의 가계는 소득으로 빚을 갚는 데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어 소비 능력이 저하되고 있다. 지난해 하반기부터 둔화 조짐을 보이고 있는 소비가 더 위축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은행연합회 소비자포털에 따르면 국내 주요 은행들은 가계를 대상으로 평균 5.61~11.6%의 금리로 일반 신용대출을 제공하고 있다. 더욱이 통계청에 따르면 전년동기대비 소매판매지수는 지난해 9월부터 올해 2월까지 6개월 연속 마이너스를 기록했다.
한국은행 소비자심리지수(CCSI)도 지난해 6월부터 올해 3월까지 10개월 연속 기준치(100)를 밑돌았다. 기준치보다 낮은 CCSI 점수는 소비자가 장기 평균보다 경제 상황에 대해 더 비관적이라는 것을 나타낸다.
2021년 9월 이후 6개월 연속 내수 수출이 감소하면서 우리 경제가 위기에 봉착했다. 이에 정부는 3월 28일 내수 부양책을 발표했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소비를 크게 늘리고 재정 건전성과 물가 부양에 대한 우려를 해소하기에는 너무 미미한 조치라고 지적한다. 이 정책에는 최대 600억 원의 재정 지원 금액만 포함되며 정기적인 감세 조치는 포함되지 않는다.
정부는 감세 대신 유류세 인하, 개별소비세 인하 등의 대책을 담은 임시 '감세 카드'를 내놨다. 하지만 세수 부족을 우려해 카드를 원래 자리로 돌려보낼 예정이다. 정부 관계자는 물가 부담, 세수 여건, 경제 여건 등을 종합적으로 검토해 대응해야 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서민들 몰리는 '햇살론 대출' 예약도 힘들다.. 대출받으러 강남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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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액생계비 대출 상담 예약이 하도 많아서 햇살론15 상담할 사람들은 예약 장소 잡기도 힘들어요". 700만 원 정도의 경비가 급히 필요한 이들도 있다. 민간 대출에 의존하기 싫은 신용등급이 낮은 사람들은 정부의 지원 프로그램에 의존하고 있다.
1인당 최대 100만원까지 지원되는 서민생활자금은 사전예약 첫날 6200명이 신청하는 등 수요가 높다. 마찬가지로 개인신용등급 하위 20%를 대상으로 하는 햇살론15에 대한 수요도 급증하고 있다. 경기침체와 금리상승이 신용등급이 가장 낮은 사람들의 재정상황을 악화시키는 대표적인 사례들이다.
더불어민주당 김성주 의원은 7일 소상공인시장진흥원에 따르면 2021년 4분기 햇살론15 신규 대출액은 6521억원으로 전월 대비 240% 증가했다. 같은 해 1분기(1915억원). 2분기(1901억원) 큰 폭의 성장은 없었지만 3분기(3967억원)에 다시 급증해 연말까지 상승세를 이어갔다.
그 결과 햇살론15 프로그램을 통해 2021년에만 총 1조4304억원이 대출됐다. 이처럼 대출이 크게 증가한 것은 경기 둔화와 금리 상승으로 인해 최하위 채권자의 재정 상황이 악화되고 있음을 나타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