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달장애인 작가 정은혜가 예능 프로그램 '노머니 노아트'에 아티스트로 출연해 도전 그 자체로 값진 무대를 선보였습니다. 지난 4월 6일 방송된 KBS2 예능프로그램 '노머니 노아트'는 '편견을 초월한 아티스트 특집'으로 진행됐습니다.
이날 방송에는 파라다이스를 그리는 최이라, 발달장애인 화가 정은혜, 한국화를 그리는 워킹맘 김펄, 지구를 행복하게 하러 온 팝아티스트 베리킴이 출연하였습니다. 이후 까다로운 네 명의 아티스트는 각각 놀라운 품질과 완성도의 작품을 선보였습니다.
아트페어 20회, 개인전 10회, 그룹전 10회에 참가한 최애라는 아트 큐레이터 모니카와 함께 무대에 올랐습니다. 드라마 '펜트하우스', '굿와이프' 등으로 얼굴을 알린 최이라 감독은 "낙원이다... 최이라의 작품은 엄청난 내면의 힘을 가진 이미지, 오래 볼수록 새로운 디테일이 눈에 들어온다"는 극찬을 받았습니다.
노머니 노아트
이어 아이를 키우고 있는 김진주 작가가 봉태규와 한 쌍으로 등장했습니다. 봉태규는 라결혼하고 아이를 낳는 순간부터 경력 단절과 싸워야 한다"며 "(엄마 작가에 대한) 모든 편견을 깨고 이 자리에 나온 것만으로도 극찬을 받아야 한다고 생각한다"는 프레젠테이션으로 가슴을 뭉클하게 했습니다. 김펄 작가는 처음으로 엄마를 경험하는 모성을 '엄마 곰'으로 표현한 한국화 '곰 세 마리'를 선보여 컬렉터들의 이목을 사로잡았습니다.
또한 발달장애인 화가 정은혜가 김민경과 함께 무대에 올랐습니다. 정은혜의 등장 직전 드라마 '우리들의 블루스'로 인연을 맺은 배우 한지민은 "자신만의 따뜻한 시선으로 사람을 끌어들이는 작가"라고 말해 정은혜의 시선을 사로잡았습니다.
올 6월 미국 뉴욕에서 전시회가 있다는 소문이 돌고 있는 정은혜는 자신의 자화상을 담은 '은혜가 사랑하는 것들'을 선보여 "꾸밈없는 작품"이라는 감탄을 자아냈습니다. 이와 함께 정은혜는 "그림을 그리기 전에는 강박적 시선장애와 정신분열증을 앓아 퇴행했지만 그림을 그리면서 이 세상을 벗어날 수 있었다"고 말했습니다.
이데일리
개코와 화사한 호흡을 자랑하는 베리킴은 캔버스 위에 나무 패널을 겹겹이 쌓아 만든 3D 팝아트 작품 'BERRY CAT FROM BERRYLAND'로 무대를 압도했습니다. 패널 하나하나 디테일이 살아있는 작품에 대해 '미친 퀄리티'라는 반응이 나오는 가운데, 베리킴은 해당 작품의 경매 호가를 역대 최고가인 800만원으로 책정했습니다.
이어 네 명의 아티스트는 아트 컬렉터의 매력을 발산하는 '라이브 드로잉 쇼'에 돌입했습니다. 이날 '초상화'라는 주제에 걸맞게 스스로 여성으로 살기를 선택한 트랜스젠더 프리젠터 사티라가 모델로 깜짝 등장했습니다.
최아이라는 20분의 제한 시간이 지난 후 오아시스에 도착한 풍자가 자신의 시그니처인 '하트코 설표'를 만나 사랑스럽게 바라보는 사진을 게재해 "보기만 해도 위로가 된다"는 평을 받았습니다. 칫솔과 손 등 다양한 도구를 활용해 '먹질'을 완성한 김펄은 "풍자가 워낙 바쁜 생활을 하다 보니 사랑하는 이의 베개에 기대어 만족스러운 휴식을 취하게 됐다"고 작품을 설명했습니다.
노머니 노아트
연필로 짙은 선을 그은 정은혜는 눈빛에 비친 풍자를 간결하게 담아냈습니다. 진심이 느껴지는 사진과 "앞으로 건강하세요"라는 문구에서 풍자는 말문이 막힌 심정을 표현했습니다. 마지막으로 베리킴은 증명사진에 가까울 정도로 풍자를 극대화한 사진을 선보였습니다. 풍자는 "거울을 보는 것처럼 사실"로 평가하엿습니다. 마지막으로 그녀의 마음을 사로잡은 작품으로 "그림을 보는 순간 '어디에 두지?'라는 생각이 들었다"며 김펄 작가의 그림을 최종 선택했습니다.
이날 클라이막스로 최아이라의 '숨겨진 유토피아'가 미술품 수집가들의 최종 투표에서 경매 작품으로 선정됐습니다. 아쉽게도 선발되지 못한 정은혜는 "아쉽지만 괜찮아, 그냥 그림 하나 더 그려야지"라며 도전 자체에 만족감을 드러냈습니다. 이후 시작된 경매에서 두 미술품 수집가의 치열한 경쟁 끝에 최이라의 작품은 결국 초기 경매가 210만원의 4배가 넘는 850만원에 낙찰됐습니다. 최이라는 “작가 생활에 큰 도전이라는 생각으로 출연하게 됐고 앞으로도 좋은 작품을 계속할 수 있도록 힘을 얻었다”고 말했습니다.
한국장애인재단
“언어만으로 의사소통이 어려운 발달장애인에게 예술은 타인을 만나고 소통하는 방법입니다. 예술은 발달 장애가 있는 사람들의 삶에서 큰 역할을 할 수 있습니다.”
작가 정은혜(33·발달장애) 씨는 학교를 그만두고 성장한 뒤 동네에 갈 곳도, 할 일도 없어 방에서 뜨개질만 했다고 말했습니다. 또한 어릴 때부터 자신의 장애를 바라보는 것이 불편했던 탓에 시선 강박에 집착했습니다.
그러나 정씨는 현재 4000개가 넘는 얼굴을 그린 캐리커쳐 작가로 활동하고 있습니다. 어디에도 속하지 않던 정은혜 작가는 그림을 통해 세상과 소통하기 시작했습니다. 양평 문호리 강변시장에 가서 사람의 얼굴을 그리며 사람과 소통하고 관계를 넓히며 작가로서 성장해 나갔습니다.
정은혜 작가는 “문호리 강변시장에서 사람들과 어울려 얼굴을 그려달라는 요청이 많아지면서 인기 장사꾼이 됐다”고 말했습니다. 그 후 그녀는 드라마에 출연했습니다. <우리들의 블루스>, 다큐멘터리 <니얼굴>에 출연하고, 전시회 <포옹전>도 열면서 활발한 활동을 이어나갔습니다.